NIE 교육
[스크랩] "시키지 않아도 공부한다 NIE 재밌으니까!"
백두진인
2011. 6. 7.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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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의왕시 오전동에는 독특한 '과외 선생님'이 있다. 의왕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박소영(12) 양이다. 소영이는 토요일 오후면 '과외수업' 준비로 바쁘다. 신문과 종이, 풀, 가위를 준비하고 집으로 찾아올 '제자'를 맞을 준비를 한다. 제자는 같은 학교 2학년생 3명. 친동생인 지영(8)이와 동생 친구인 유정은·전서진 양이다. 2일 오후 1시30분엔 특별수업이 있었다.
"오늘 신문에서 한 글자씩 찾을 거야. 이 글자에 이름을 붙여보고, 글을 써볼 거예요."
'박샘' 말씀에 세 학생은 일제히 "네~" 하고는 능숙하게 신문과 가위를 집어들었다. 소영이는 넉 달째 동생들에게 신문 수업을 하고 있다. 시작은 엄마 이영(47)씨의 아이디어였다. "워낙 글쓰기를 싫어하던 소영이가 4학년 여름 NIE를 시작한 뒤로 제법 글을 쓰기 시작해, 동생과도 사이 좋게 지내도록 직접 가르쳐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오늘 신문에서 한 글자씩 찾을 거야. 이 글자에 이름을 붙여보고, 글을 써볼 거예요."
'박샘' 말씀에 세 학생은 일제히 "네~" 하고는 능숙하게 신문과 가위를 집어들었다. 소영이는 넉 달째 동생들에게 신문 수업을 하고 있다. 시작은 엄마 이영(47)씨의 아이디어였다. "워낙 글쓰기를 싫어하던 소영이가 4학년 여름 NIE를 시작한 뒤로 제법 글을 쓰기 시작해, 동생과도 사이 좋게 지내도록 직접 가르쳐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의했다"는 것이다.
"소영이는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은 안 해요. 학습지를 줬더니 하루 종일 한 문제도 안 풀어서 그만뒀고, 피아노도 아예 진도가 안 나가서 끊었어요. 그런데 NIE를 한 번 듣고 와서는 '재밌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 화요일 저녁마다 평촌으로 NIE를 배우러 가요. 그걸 토대로 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죠."
- ▲ 2일 오후 박소영(의왕초 6) 양이 동생 지영이와 동생 친구인 유정은전서진 양(왼쪽에서 세번째부터 시계 반대 방향 순)을 집에 모아놓고‘신문에서 글자 찾고 글쓰기’수업을 하고 있다. 소영이가 동생들을 대상으로‘무료 신문 과외’를 펼친 지는 벌써 넉 달째다. 어린이들이‘박샘’의 설명에 귀기울이고 있다. /유나니 기자 nani@chosun.com
이웃집에 놀러 보내는 마음으로 자녀를 맡긴 엄마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여행도 마다하고 "NIE 수업 받아야 한다"며 소영이네 집으로 향했다. 소영이의 적극성에 학교 선생님도 눈을 돌렸다. 담임인 최숙자(43) 교사는 "뭐든 전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는데, 알고보니 NIE를 했다"며 "교사로서 직접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영이는 꿈도 신문을 활용해 구체적으로 적어놓았다. 신문에서 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사진을 오려 붙여놓고 15세부터 95세까지 5세 단위로 '인생계획표'를 작성했다. "30세-기획에서 최고가 될 수 있게 차차 발걸음을 딛는다. 40세-엔터테인먼트 회사의 마케팅부에서 다시 한번 열정을 불태우리라. (…) 95세-재산을 6:4로, 6은 기부하고 4는 자식들에게 나눠준다"는 식이다. 소영이는 "30대 초반에 이사진에 합류할 것"이라며 "50대엔 '아시아의 10대 여성'이 되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nie.chosun.com)
NIE에 한 번 '맛을 들인' 학생들은 "재미있어서 한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NIE를 해온 김성은(잠신중 2) 양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손에는 늘 형광펜이 들려 있고 집 식탁 위엔 풀과 가위가 항상 비치돼 있다. 어머니 김유미(44)씨는 "성은이에게 신문은 '놀이'로 인식돼 생활 습관이 돼버렸다"고 했다. 1년간 주제를 정하고 연구·공부하는 '장기탐구'를 할 때면 신문 스크랩을 하고, 가족여행을 가면 '여행신문'을 만든다. 김유미씨는 "스크랩북을 화장실 같은 데 놔두니까 7살짜리 막내도 만화책 보듯 읽는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시키면 더 안 한다. "하물며 그것이 공부라면 더 하기 싫어지는 법"이라고 교육학자들은 입을 모은다. 총체적언어교육연구소 '책끼읽끼'의 정태선(53) 소장은 "아이들이 길거리의 간판을 보면서 글자를 익히는 것이나 신문에서 자기가 먹던 우유가 나오면 관심 있게 보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며 "학습으로 강요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도록 만들어줘야 교육적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신문활용교육이 '공부'가 아닌 '놀이'여야 하는 이유다. <조선일보 2008.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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