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대학 안가도 된다는 獨마저…
대학 안가도 된다는 獨마저…
대졸자 우대 분위기에 직업학교 폐지 추진
초등학교 때부터 일찌감치 대학 진학과 직업교육으로 진로를 나눠 가르치는 것으로 유명한 독일에서 교육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다.
독일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은 22일 직업학교를 없애는 내용을 담은 교육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안은 27일 당 지도부의 승인을 거쳐 11월 전당대회에서 여당의 공식 교육개혁안으로 확정할지 여부를 가리게 된다.
개혁안은 현재 세 갈래로 나뉜 중등교육을 두 개의 과정으로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독일 학생들은 초등교육을 4년 마치고 나면 세 가지로 된 중등교육 과정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졸업 후 곧장 직업을 갖는 학생들을 위한 '직업학교(Hauptschule)' , 대학 진학 과정인 '김나지움(Gymnasium)', 이 두 과정을 혼합한 '실업학교(Realschule)'다.
현 교육 과정 아래서 '직업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마음을 바꿔 대학에 진학하려면 '실업학교'로 편입해야 하고, '김나지움'을 졸업한 학생은 바로 직장을 구하기 어렵다.
개혁안은 '직업학교'를 없애고 '실업학교'와 합쳐 새로운 형태의 '고등학교(Oberschule)'를 만든다는 것이다.
기민당이 이 개혁안을 마련한 배경에는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학교가 남아도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현실적 이유가 있다. 두 종류의 학교를 합쳐 시스템을 단순화시키는 과정에서 자연히 학교 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뚜렷해지고 있는 '대학 중시' 풍토도 반영됐다. 대졸자가 직업학교 출신보다 더 나은 대우를 받으면서 직업학교를 많이 선택하는 이민자와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집안 자녀들의 불만이 커진 것이다. 새 개혁안은 '고등학교' 출신에게 대학 진학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집권 연정에 참여한 기사당(CSU)과 자유민주당(FDP)은 그러나 "교육의 다양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해 추진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조선일보 2011.6.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