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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명문대 가는 우회 코스… 시골로 유학 가는 강남 학생들

백두진인 2011. 7. 5. 10:32

명문대 가는 우회 코스… 시골로 유학 가는 강남 학생들

 

 

 

"내신 올려 수시 노려라" 입시 컨설팅 학원서 부추겨 강남 학원서 이메일 교습,

시골 학교서 1·2등… 편법이지만 제재방법 없어

 

대기업 부장인 정모(47)씨는 작년 7월부터 가족과 떨어져 서울 여의도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산다. 서울 목동에서 가족과 함께 살았지만 고등학생인 아들이 충북 청주의 A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면서 부인도 따라 내려갔다. 중학교 때 반에서 2~3등 하던 아들이 고등학교에 올라간 뒤 성적이 뚝 떨어져 목동의 한 입시 컨설팅학원에서 상담을 받고 선택한 응급조치다. 정씨는 졸지에 '국내파 기러기 아빠'가 됐다.

↑ [조선일보]

"지방으로 내려가 내신 성적을 올려서 내신 위주로 신입생을 선발하는 수시 전형을 노리면 됩니다." 입시 전문 컨설턴트는 기막힌 편법을 제시했다. 실제로 청주로 전학 간 아들의 내신 성적은 수직 상승, 반에서 1~2등을 놓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수시 2학기 모집으로 연세대 에 합격한 박모(여·20)씨도 같은 케이스다. 박씨는 고등학교는 경북 구미에서 나왔지만 집은 서울 강남이다.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어머니와 함께 지방 생활을 했다. 구미에서도 사교육은 '서울식'으로 받았다. 매일 강남에 있는 입시학원에서 이메일로 과제와 공부 자료를 받았고 2주에 한 번씩은 서울로 올라와 논술 강의를 들었다.

그는 "쉬쉬해서 그렇지 이런 방식으로 입학한 친구들이 제법 있다"고 말했다. 박씨와 같은 방법으로 서울의 주요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매년 40~50명은 될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사교육 1번지'인 서울 대치동과 목동의 주요 입시 컨설팅학원 10여곳은 학기초마다 '시골로 내려가 명문대에 입학하는 노하우'를 상담하는 학생들이 몰린다. 학원들은 비법을 전수하듯 이런 정보를 알려주고 한 번에 수십만원씩 컨설팅료를 받는다.

중학생 자녀를 둔 주부 이모(46·강남구 대치동)씨는 "주변에서 아이를 강원도 로 전학 보내 전교 1등으로 만들어 수시모집으로 서울대에 보냈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말했다.

내신 성적을 올리려 지방으로 내려가는 서울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지방 고등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온다. 충북 청주에 사는 김모(여·46)씨는 "고등학생 아들이 '엄마랑 둘이서 서울에서 전학 온 친구가 있다'고 해서 안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 보니 내신 성적 챙기러 왔더라"고 말했다.

이들처럼 내신 성적을 올리기 위해 지방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는 건 편법이지만 현재로선 제재할 방법이 없다.

3~6년의 농어촌 거주요건을 갖춰야 하는 농어촌 특별전형과 달리 수시 모집 전형의 학업 우수자 선발은 서울에서 지방으로 전학을 했더라도 아무 상관이 없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관계자는 "불법은 아니라고 볼 수 있지만 편법이 분명한 만큼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20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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