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눈여겨본 신문 기사가 나를 행동하게 했다"
"눈여겨본 신문 기사가 나를 행동하게 했다"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교수
스크랩북 펼쳐 보이며 '읽기의 힘' 강조
"한글 세계전파 프로젝트도 스크랩서 얻은 아이디어…
매일 다섯가지 신문 읽죠" 청중 300여명 '눈 반짝'
"신문은 제 아이디어의 원천입니다. 단순히 보는 걸로 끝내지 않고 항상 스크랩을 하죠. 풀칠해 붙이는 재미도 있을 뿐 아니라, 한 번 더 생각하며 읽게 되거든요."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38)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젊은 시절 4절 스케치북에 정보가 되는 기사들을 스크랩하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150권이 넘는다"며 "누렇게 빛바랜 스크랩북을 들춰볼 때마다 내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는 생각에 뿌듯해진다"고 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이성준)과 조선일보 공동주최로 1일 오후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리더스 콘서트' 두 번째 강연. 세계 유력지와 미국 뉴욕의 타임스 스퀘어 광고판 등에 독도와 한국 문화·역사를 알리는 광고를 게재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서 교수는 이날 2시간 가까이 세계 유력 신문들의 놀라운 영향력과 신문 읽기를 통한 창의적 사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 ‘리더스 콘서트’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서경덕 교수가 1일 서울대에서 “내가 얻은 다양한 아이디어의 원천과 추진력은 신문”이라며 적극적인 신문 활용법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개인사업을 했던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집에서 신문 세 가지를 구독했고 서씨에게 스크랩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그는 평소 국제면을 특히 꼼꼼히 읽는다. "한국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세계가 돌아가는 것을 아는 데는 신문 국제면만한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신문을 통해 얻은 정보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창의적 아이디어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10년 전쯤 신문에서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설치미술가 강익중 선생의 한글 조형 작품과 인터뷰를 봤어요. 당장 뉴욕으로 날아가 직접 찾아뵙고, 한글 세계전파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면서 작품 기증을 부탁드렸죠." 지금은 프랑스 파리의 유네스코 본부 로비, 중국 충칭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 이라크에 주둔했던 한국군 자이툰 부대가 현지에 지은 도서관 건물 등에서 강씨의 한글 조형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서씨는 아이디어가 행동에 옮겨지는 과정을 다섯 단계로 설명했다. "우선 신문을 많이 보면서 아이디어를 모읍니다. 이거다 싶으면 관련된 전문서적을 찾아 읽죠. 신문과 책을 종합해 기획서를 만들어, 최고 전문가를 찾아가 자문을 받습니다. 언뜻 돈키호테식으로 보이는 제 프로젝트들이 의외로 성공 '타율'이 높은 것도 '읽기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질의응답 때는 "효율적인 신문 보는 방법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서씨는 "매일 신문 다섯 가지를 읽는다. 아침에 일어나 30분 반신욕 할 때 한 부를 보고 나머지는 가방에 넣어 갖고 나와 짬 날 때마다 읽는다"고 했다. 300여명 청중 중에는 젊은이뿐 아니라 노인과 주부도 많았다. 경기도 분당에서 남매를 데리고 온 강경숙(43)씨는 "신문 스크랩으로 얻은 아이디어를 행동에 옮기는 실천력에 놀랐다. 아이들과 함께 신문 스크랩에 좀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해 살아 있는 공부로 만들어줘야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201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