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소식
‘밥상머리 교육’이 아이들 人性을 되살린다
백두진인
2012. 3. 4. 21:00
‘밥상머리 교육’이 아이들 人性을 되살린다
이기영 수도권생태유아공동체 이사·호서대 교수

다산 정약용은 아이들과 함께 식사하면서 독서 지도 등 자녀교육에 힘썼다. 심지어 유배를 가서도 실의에 빠져 술로 지새우던 둘째 아들 학유에게 편지로 교육을 시켰다. "폐족 가운데서 왕왕 특별히 재주가 뛰어난 기재(奇才)가 많은데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고 과거 공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과거를 못 본다고 실망하지 말고 오히려 더 독서에 열중하기 바란다"며 편지로 숙제를 내주고 고쳐주어 더 높은 단계로 나아가도록 학문을 이끌었다. 학유는 아버지의 관심과 애정에 상응해 다산의 평생 관심사였던 주역의 해설서인 '주역심전'을 완성하는 일에 동참해 아버지의 학문 활동을 도왔다. 나아가 그는 농가에서 매달 해야 할 농사일과 풍속 등을 구체적으로 한글로 읊은 '농가월령가'를 펴내 농민들을 도왔고 우리 문학사에 큰 업적을 남겼다. 특히 다산은 유배지에서 백성들의 삶을 겪으면서 직접 농사도 짓고 농법을 연구·개선하는 등 문제에 관심이 컸는데 아들이 대를 이어 실천한 것이다. 다산의 교육법은 경쟁보다는 자율적 인간관과 실천적 삶을 가르쳐 무한경쟁에 빠져 진정한 교육의 바탕인 인성교육을 망각한 현대인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하다.
마침 정부에서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정해 공무원들을 일찍 귀가시킨다고 한다. 기업들도 이에 동참해 가정을 되살리는 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특히 밥상머리교육을 중시하는 가정의 학생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A학점을 받는 비율이 2배 높고, 비행청소년이 될 확률은 절반밖에 안 된다는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결과(2003년)도 있다. 이젠 밥상머리 교육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이 앞장서 아버지들을 일찍 귀가시키자. 엄마도 가족들과 함께 정성껏 된장국을 준비해 패스트푸드 등 간편 식품에 빼앗긴 아이들의 건강을 되찾아주어야 공부도 더 잘한다.<조선일보 2012.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