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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희 교사가 경제신문을 이용해 NIE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호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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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서중학교는 서울시 구로구에 위치한 학교로 1970년대 지어진 낡은 의류공장부터 2000년대 최첨단 디지털단지가 혼재해 우리나라의 과거와 현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한때 교육 환경이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지만 영서중학교 학생들은 등하교하면서, 경제교육 과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경제 현장을 체험하며 생생한 경제 지식을 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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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교육으로 아침 열어 = 아침 7시 영서중학교 도서관에 불이 켜지면서 하루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서울시교육청 지정 `좋은 학교 만들기 자원학교`로 선발돼 1억원을 지원받은 후 영서중학교는 학생들이 아침을 알차게 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
경제교육은 여러 프로그램 중 특히 학생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청소년금융교육협의회와 연계한 금융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됐기 때문에 학교 자체적으로는 추진할 수 없던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경제 전문가들을 초빙해 청소년 금융교육을 받았는데 처음에는 학생들이 지루해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막상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평소에 잘 알지 못했던 금융 정보는 물론 재미있는 재테크 정보까지 얻을 수 있었다며 높은 호응을 보였다. 부모님이 하고 있는 투자 내용은 물론 미래에 스스로 투자할 때 어떤 지침을 따라야 하는지 알 수 있어 좋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벗어나 생산현장을 방문한 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 2007년과 2008년 연이어 충북 음성에 있는 에이스침대 공장을 방문해 실제 산업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현장 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알아볼 수 있었다.
◆ 다른 학교에도 소문난 신문 활용 경제교육 = 영서중학교의 경제교육은 경제신문을 잘 활용하는 것으로 소문이 났다. 경제교육 수업을 지도하는 임윤희 교사는 지난해 경제신문을 활용한 사례를 소개해 `신문을 활용한 경제교육 사례` 공모전 교사 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당시 1학년이었던 황원평 학생도 중학생 부문 우수상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좋은 학교 만들기 자원학교 운영 우수 사례로 서울시 교사들에게 소개된 바 있으며 서울시 일반사회과 교사들의 경제 심화연수에서도 영서중학교의 수업 사례가 다뤄지기도 했다.
황원평 군은 "틴 매일경제 등을 이용해 경제수업을 하는데 톡톡 튀는 아이디어 상품으로 성공한 중소기업 사례를 보며 직접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등 재미있는 수업이 많아 흥미롭게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문에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도 성공한 인물들의 사례를 접하며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해 보기도 하고, 20년 후 자신이 직접 신문에 실린다면 무엇 때문에 어떻게 실린 건지 상상해서 글을 써보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공부를 하다 보니 신문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고 흥미롭기만 하다.
몇 년 동안 NIE 수업 등 다양한 경제교육을 진행해 온 임 교사는 "경제신문에 실린 기사로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는 학생들이 과연 잘 따라줄까 부담이 됐다. 하지만 생각보다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수업방법에 확신을 갖게 됐다. 수업시간이 끝나면 학생들 결과물을 보면서 몇 번씩 감탄하는 때도 있다. 지금은 학생들뿐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돼 수업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또 임 교사는 "경제신문은 살아 있는 교과서이며 인생의 멘토라고 생각한다. 살아 있는 경제교육은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갈 학생들이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이끌 수 있는 지름길이다. 영서중학교에서 살아 있는 경제교육으로 많은 학생이 미래의 CEO로 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 학교 주변 의류공장ㆍ디지털단지에서 생생한 경제교육 = 학교 주변에 위치한 다양한 산업체도 경제교육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틴 매일경제 명예학생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3학년 임현준 군은 "주변 사람들이 학교가 구로동에 위치해 있어 공장과 산업단지 때문에 공부하기 불편하지 않으냐고 종종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어느 곳에 있는 학교에 다니느냐가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나의 가치를 드높여야 스스로 명품이 된다고 답한다"며 오히려 학교 주변 산업체들을 통해 경제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단순히 주변 산업체들의 역동적인 모습을 몸으로 느끼며 외면적인 기업의 모습을 배웠다면 앞으로는 좀 더 깊숙이 기업의 작동원리를 알아볼 계획도 세우고 있다.
학교 주변에 어떤 산업체들이 위치해 있으며 어떻게 이익을 창출하는지를 신문 등 여러 자료를 통해 파악하거나 학교 인근 기업 중 경제신문에 소개된 기업 기사를 함께 본 후 리포트를 작성하고 수업시간에 발표한 다음 학생들끼리 토론하는 것도 공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2009.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