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광 어머니따라 한 달에 20권 읽어요”
시험장에서 빛나는 책은 쉬운 고전 학교의 사소한 일상도 논술 소재 돼
문승기군은 작년 수능에서 471점을 받았다. 엇비슷한 수능과 내신점수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서울대 입시에서, 합격 평균보다 10점 가량 낮은 수능점수로도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비결은 바로 논술이었다.
■명작 동화가 현장에서 빛나
올해 서울대 정시 논술고사 문제는 ‘현실사회의 경쟁의 양상’에 대한 것이었다. 문승기군은 트리나폴러스의 명작 우화 ‘꽃들에게 희망을’에서 그린 애벌레의 치열한 상승 경쟁과 그 허무한 결말을 모티브로 답안을 작성했다고 한다. “고향인 부산에서 서울로 시험 치러 올라오면서 그 책과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들고 왔어요. 쉬운 동화이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는, 제일 ‘쓸만한’ 책들이죠.”
승기군은 “어려운 고전도 읽어야 하지만, 논술 시험장에서 바로 활용하려면 자기 머리에 남아있어야 한다”며 “한 권을 읽더라도 마음 깊이 새기고 많이 생각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책과 신문을 체계적으로 읽기
승기군은 문학·인문·사회·과학 분야를 가리지 않는 방대한 양의 독서를 자랑한다. 어릴 때 창작동화나 위인전은 2시간에 한 권씩 읽었단다. 인문계라도 경제·과학·수학 등 엄격한 과학적 논리가 필요한 분야도 섭렵하는 것이 사고(思考)를 단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기 세계에만 빠지지 않으려면 오프라인으로 보는 게 좋아요. 서점에 가면 어떤 책이 나와있는지 제목만 훑어봐도 요즘 이슈와 트렌드를 알 수 있죠. 신문도 인터넷으로 보면 흥미 위주 기사만 클릭하고 중요한 정치·사회·경제 기사는 놓치게 되잖아요.”
승기군은 독서를 체계적으로 해나가려면 독서 학원이나 학습지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고 한다. 자신도 ‘한우리’ 독서 프로그램을 활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예습·복습을 하며 토론 수업을 잘 활용해야 자기 것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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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군은 집안 형편이 썩 좋지 않지만 논술 시험을 한달 앞두고 서울의 논술학원에 등록해 글쓰기 연습만 집중적으로 했다고 한다. 그는 “경쟁자들이 어느 정도로 쓰고 있는지 관찰해볼 기회였다”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글쓰기 연습을 많이 해온 서울 친구들은 문장력이나 구성력이 확실히 세련된 것 같았어요. 전 그렇게 매끄럽진 못해요(웃음).”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이라고 승기군은 힘주어 말한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부대끼는 사소한 일상에서도 많은 생각거리를 건질 수 있고, 이것을 언어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하면 된다는 것. 실제로 승기군과 함께 서울대에 합격한 한 친구는 학교 운동회에서 경쟁했던 경험을 살려 논술 답안을 훌륭하게 작성했단다.
■ '독서광' 어머니가 있다
승기군이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해나갈 수 있었던 것은 어머니 김선향(44)씨의 도움이 컸다. 부산에서 철물점을 하는 어머니는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 대학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손에서 책과 신문, 독서 메모장을 놓지 않으며, 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은 먼저 읽고 권한다. 신문에서 중요한 기사를 스크랩해 건네주는 어머니다. 인터뷰 때 들고 온 책도 지난 주말 집에 내려갔을 때 어머니가 읽던 책을 집어온 것이라고.
장래 판사를 꿈꾸는 문승기군은 “어머니를 따라 책을 깊이 있게 읽은 게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한다. 대학 첫 여름방학 계획은? “중앙도서관 4층하고 5층에 책이 많더라고요. 거기서 살게 될 것 같아요.”<조선일보 2006.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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