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 전문가 3인의 美 대학 입시 전략
내신·SAT 성적 높아도 평범한 이력서 의미 없어
에세이 쓸 때에는 사례를 근거로 들고
추천서 통해 자신의 강점 어필해야
"미국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근무할 당시, 가장 안타까웠던 순간은 몇천 장의 지원서를 읽으며 '의미 없는 지원서'를 발견할 때였습니다. 어떤 학생의 경우 내신과 SAT 성적, 특별활동 모두 출중했는데 이력서와 에세이가 너무나 평범해 더는 관심이 가질 않았죠. 학생들은 미국 대학 입학관계자들의 업무와 사고 체계를 완벽히 이해하고 지원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한국학생들의 성공적인 美 대학 입시를 위해 SAT 전문가 3인이 나섰다. 미국 대입전문기관 글로벌에듀플렉스 강사 이든 허트(Ethan Hutt, 전 예일대학교 동문 면접관), 다니엘 클래식(Daniel Klasik, 전 Vassar College 입학사정관), 샐리 트레너(Sally Treanor) 씨는 "SAT 공부는 시간 싸움이다. 대다수의 학생이 SAT와 에세이 작성을 앞두고 '스케쥴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 고3(12학년)이 되기 전 미국 대학 합격을 위해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비평적 독해(Critical Reading)'와 '에세이(Essay)' 공략이 해답
- ▲ 사진=한준호 기자 gokorea21@chosun.com
한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바로 SAT의 '비평적 독해(Critical Reading)'와 '에세이' 작성이다. 비평적 독해는 과학·역사·인문학 수준을 평가하는 지문 독해 시험으로, 총 1시간 10분간 읽기, 문장 완성, 단락의 비평적 독해 능력 등을 평가하며, 그 난도가 높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닐 경우, 비평적 독해 부문의 고득점을 위한 기초는 역시 '단어'다. 글로벌에듀플렉스 임은성 카운슬러는 "단어실력이 있으면 650점(만점 800점) 가까이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단어를 '많이' 알기가 쉽지 않다. 시간이 없는 고학년이라면 단어의 '어근' 정리에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750점대 이상 고득점대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문장 완성(Sentence Com pletion)' 파트의 완벽한 준비와 SAT 지문 특유의 '정보 전달 문장'에 익숙해져야 한다. 허트씨는 "해리포터 원서를 몇천 장 읽어도 절대 영어 독해 실력이 올라가지 않는다. 미국 신문 기사나, 미 고교 권장도서를 무작정 읽기보다는 지문 안의 '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세이는 전문가들이 "한국 학생 특유의 논설문 쓰기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출발"이라고 할 만큼 한국 학생들이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임 컨설턴트는 "한국 학생들의 글은 주장을 펼치기 위해 몇 가지 이유를 근거로 든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주장의 근거로 사례를 드는 것이 일반적이다"고 밝혔다. SAT 에세이의 주제 또한 광범위하고 가치 중심적인 것들이 많아 전개나 어휘, 시간 분배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글 전개방식이 서툴거나 중언부언한다면 '2분'으로 제한된 에세이 채점 시간에 깊은 인상을 남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클래식 씨는 "에세이는 구상, 작문, 첨삭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해 시간 배분이 중요하다. 최대한 소재를 빨리 구상하는 연습과 첨삭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글쓰기 훈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 지원서·추천서, '진정성'과 '문화 차이' 고려해야
미 대학 입학사정관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지원서는 어떤 것일까. 해답은 '진정성'에 있다. 대학 입학사정관이었던 클래식 씨는 "입사관들은 장관급 인물의 추천서나, 기발한 지원서보다 자신의 진로와 학업 계획이 통일돼 있고, 노력의 흔적이 묻어나는 지원서를 선호한다. 지원서 한 단어, 한 단어 철저하게 준비한 학생만이 입학관계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학의 문화 및 인재상에 대한 사전 조사도 필수다.
"대학 설립 배경이나 고유의 문화는 입학 관계자에게 영향을 끼치고, 자연스레 입시에 반영돼요. 진학 준비를 할 때 전·현직 입학사정관들로부터 정보를 입수한다면 철저한 대비가 가능하죠."
추천서는 미 명문대 입학관계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한국 학생 지원서의 문제점 중 하나다. 임 컨설턴트는 "한국 사회가 추천서 문화에 익숙지않다.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두루뭉술'한 추천서는 오히려 학생의 개성을 없앨 수 있어 특히 유의해야 한다. 학생들은 추천서 작성자와의 대화를 통해 충분히 자신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내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조선일보 2011.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