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머릿속에 '빅뱅'을 일으켜라
변원섭 CMS에듀케이션 기획홍보팀장.

창의적·통합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자녀의 미래 경쟁력을 키워주는 작업은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고 학벌과 직장을 제공하는 일보다 훨씬 중요하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길을 잃지 않고 자기주도적 삶을 영위하게 해주는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모라면 남보다 한발 앞서 시대 변화를 읽고 미래의 인재상에 대해 깊이 고민한 후, 자녀에게 꼭 필요한 자질을 물려줘야 한다.
서점 베스트셀러 코너엔 성공기를 다룬 책들이 즐비하다. '어쩜 이렇게 멋지고 참신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사소한 아이디어를 성공적 사업 종목으로 발전시킨 원동력은 대체 뭐지?' 이런 고민의 끝을 좇다 보면 머릿속 빅뱅, 다시 말해 '혁신적 사고'와 마주치게 된다. 그 시점에서 부모는 또다시 고민한다. '우리 아이 머릿속에서 빅뱅을 일으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은 대부분 혁신적 사고의 근원이 '채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머릿속 빅뱅의 제1단계는 '비움'이다. 남과 다른 생각을 내놓으려면 자유롭게 유영(遊泳)하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채워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이름난 위인은 하나같이 자신의 활동 자체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능동적 사람들이었다. 단, 자녀의 두뇌를 온전하게 비우려면 부모가 공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녀에게 지식 덩어리들을 주입하는 오류를 저질러선 안 된다. 비움의 단계를 경험해보지 못한 아이들은 스스로 뭔가를 채워가는 즐거움, 즉 내적 동기를 경험할 수 없다. 당연히 흥미나 호기심도 느끼지 못한다.
제2단계는 '쌓음'이다. 자녀가 뭔가에 흥미와 호기심을 나타낼 때, 부모는 자녀가 해당 분야를 확장시킬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과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독일 물리학자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은 어릴 때 말이 느리고 학습 능력도 현저히 낮아 '희망 없는 아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잃지 않도록 여러 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아인슈타인은 훗날 세계적 과학자로 명성을 날릴 수 있게 됐다.
쌓음의 단계에서 부모는 자녀가 다양한 직·간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깊이 있는 독서를 하도록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활동은 자녀의 지식을 수평적으로 확장시켜 다방면에서 해박하게 해줄 뿐 아니라, 지식 너머의 새로운 세계로 진입하게 돕는다는 점에서 수직적 확장도 가능하게 해준다. 이때 축적되는 지식과 체험은 가히 (무한한 밀도와 초고온 상태를 지닌) '빅뱅 이전 우주'에 견줄 만하다.
마지막 단계는 '기다림'이다. 생각의 대폭발을 이루려면 깨끗이 비워낸 자리에 차곡차곡 쌓아올린 분야별 지식을 성실하게 융합시켜 임계점에 이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부모 역시 인내심을 갖고 자녀의 변화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자녀가 스스로 시작한 일이라면 쉽사리 포기하지 않도록 때론 충분한 대화로, 때론 엄격한 태도로 지켜봐야 한다. 대부분의 창의적 업적은 순간적 통찰력이 아니라 오랜 노력 끝에 찾아오는 인내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다.<조선일보 201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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