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國花, 무궁화
"미국엔 무궁화 담장 천지… 한국도 많으냐는 질문에 난 답을 못했어요"
美서 만난 무궁화… 피츠버그大 교환교수 간 박남기 교수
"한국선 시멘트벽에 밀려 어느샌가 무궁화 담장 사라져
異國땅서 만발한 것 보니 한편으론 슬프게 다가오네요
美선 정원수로 무궁화 심어… 현지의 다른 외국 사람들은 한국 國花 무궁화를 부러워해"
'제가 어렸을 때 고향 마을 많은 집이 무궁화로 담장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학교도 한쪽은 무궁화 담장이었지요.'
13일 오후 미국 피츠버그에서 박남기(53) 광주교대 교수가 보내온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했다.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박 교수는 피츠버그대 객원교수로 나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하루는 선생님이 무궁화꽃 앞으로 반 아이들을 데리고 갔어요. 그러고는 무궁화 가지를 꺾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무궁화 가지가 너무 끈끈해서 안 꺾이더라고요. 선생님이 그랬어요. 이게 바로 우리 민족이라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그랬던 것처럼 너희도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말고 가라고….'
박 교수는 미국에서 40여년 만에 다시 만난 무궁화 담장 때문에 이메일을 보냈다고 썼다. '이곳에 와서 정말 신기했던 게 무궁화 담장이에요. 제가 나가는 대학 옆에는 오래된 무궁화가 담장처럼 둘러서 있는 집이 아주 많아요. 외래종이 아니라 한국 재래종 무궁화예요. 조국을 만난 듯, 잊고 지낸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뭉클했습니다.' 박 교수가 글과 함께 보내온 사진 속엔 담장으로 둘린 무궁화에 분홍색과 흰색 꽃이 활짝 피어 있다.
13일 오후 미국 피츠버그에서 박남기(53) 광주교대 교수가 보내온 이메일은 이렇게 시작했다. 광주교대 총장을 지낸 박 교수는 피츠버그대 객원교수로 나가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하루는 선생님이 무궁화꽃 앞으로 반 아이들을 데리고 갔어요. 그러고는 무궁화 가지를 꺾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무궁화 가지가 너무 끈끈해서 안 꺾이더라고요. 선생님이 그랬어요. 이게 바로 우리 민족이라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가 일제강점기에 그랬던 것처럼 너희도 어떤 상황에서도 꺾이지 말고 가라고….'
박 교수는 미국에서 40여년 만에 다시 만난 무궁화 담장 때문에 이메일을 보냈다고 썼다. '이곳에 와서 정말 신기했던 게 무궁화 담장이에요. 제가 나가는 대학 옆에는 오래된 무궁화가 담장처럼 둘러서 있는 집이 아주 많아요. 외래종이 아니라 한국 재래종 무궁화예요. 조국을 만난 듯, 잊고 지낸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갑고 뭉클했습니다.' 박 교수가 글과 함께 보내온 사진 속엔 담장으로 둘린 무궁화에 분홍색과 흰색 꽃이 활짝 피어 있다.
-
미국 피츠버그시 스쿼럴힐(다람쥐동산)에 있는 무궁화 담장에 흰색·분홍색 무궁화가 활짝 피어 있다. 박 교수는 “마을을 산책하다 보면 무궁화 담장이나 조경수(樹)를 쉽게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남기 교수 제공
박 교수는 피츠버그 사람들이 무궁화를 많이 심어놓은 이유를 알아봤다. '이곳 사람들은 무궁화를 정말 아끼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특히 잘 꺾이지 않고 예쁜 꽃이 계속 피기 때문에 정원수나 자연 담장으로 많이 심는다고 하더군요.'
박 교수는 현지에 있는 다른 외국 사람들로부터 무궁화에 대한 칭송을 많이 접한다고 했다. 박 교수가 "대한민국 나라꽃이 바로 무궁화"라고 하면 외국인들은 부러움의 눈길과 함께 "한국에는 무궁화가 정말 많겠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박 교수는 딱히 해줄 말이 없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무궁화는 우리 꽃인데 봄이면 전국 산하를 가득 덮는 벚꽃과 달리 만나기도 힘들고 우리 마음속에서도 거의 잊혀 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물설고 사람도 선 먼 이국땅 아침 학교 가는 길목에서 환한 미소로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해오는 무궁화를 보노라니 시간 여행자가 되어 아련한 추억 속에서만 살아 숨 쉬는 고향 마을에 온 착각이 드네요. 이국땅에서 만난 무궁화 앞에서 그동안 잊고 살았던 무궁화의 옛 추억과 그 의미를 떠올려봅니다. 우리네 마을에서도 다시 무궁화 담장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조선일보 2013.8.16>
메모 :
'교육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서울혁신학교 만족 높지만 학년 오를수록 불안 커져 (0) | 2013.08.28 |
---|---|
[스크랩] 위기를 기회로 바꾼 `창의적 솔루션`의 힘 (0) | 2013.08.28 |
[스크랩] 한국의 소녀들을 위한 롤 모델 창조가 시급하다 (0) | 2013.08.28 |
[스크랩] 학교 밖에서 배운다 (0) | 2013.08.28 |
[스크랩] 가정.학교 토론교육 어떻게 (0) | 2013.08.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