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엄마는 아이들 등굣길 걱정할 일 없지요"
[2년 연속 '가장 행복한 나라' 덴마크의 피터 리스홀트 핸슨 대사]
사업 재편·해고·재취업도 용이… 가정·이웃·정부에 이르기까지 '타인에 대한 신뢰'가 일상이기 때문
가장 행복한 사람 만나는 名所요? 가족·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디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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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남산의 주한 덴마크대사관에서 만난 피터 리스홀트 핸슨 대사가 덴마크 리빙 브랜드‘헤이(HAY)’의자에 앉았다. 조명은 루이스 폴센(Louis Poulsen)사 제품이다. 그는“유연성과 안전성을 함께 추구하는 플렉시큐리티 정책 덕분에 위기에 처한 직물 회사들이 세계적인 디자인 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채승우 기자
13일 만난 피터 리스홀트 핸슨(62) 주한 덴마크대사는 덴마크인들이 행복한 핵심적인 이유를 '타인에 대한 신뢰'에서 찾았다. 핸슨 대사는 2010년 부임해 4년째 한국 생활을 하고 있다. "덴마크는 대한민국 절반 면적에 인구 500만명의 소국입니다. 작은 공동체를 이루고 살며 이웃과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를 중시하는 전통이 깊습니다."
그가 묘사하는 덴마크의 거리 풍경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등하교를 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아이가 자고 있으면 엄마는 카페 밖에 유모차를 세워 두고 친구들과 수다를 떤다. 핸슨 대사는 "남이 자기를 해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 덕분에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고 했다.
관계를 중시하는 문화는 전 사회적 합의를 통해 튼튼한 사회안전망이 형성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덴마크 산업계는 직원 200명 내외의 중견기업이 대부분이다. "'플렉시큐리티[유연성(flexibility)과 안전성(security)의 합성어]'라는 정책이 있습니다. 기업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사업을 재편할 수 있고, 해고도 용이하게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해고 근로자에게 높은 실업급여와 양질의 직업교육을 제공합니다. 정부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덴마크의 주력 산업이던 직물업은 1960년대 아시아 저가 제품에 밀려 위기를 맞는다. 실업률이 급등하고 산업 전반이 흔들렸다. 정부가 해고 근로자들의 삶을 보장해주는 동안 직물 기업들은 체질 개선에 주력했다. "세계적인 덴마크 디자인 업체들의 전신은 이때 위기를 이겨낸 직물 업체들이죠."
물론 덴마크에도 가난한 사람은 있다. 그는 "거리엔 노숙자들도 있지만, 그들을 불행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한다. 교육과 의료가 보장돼 있는 등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나라 저소득층보다 행복도가 높다는 것. "복지가 잘돼 있다고 해서 덴마크인들이 일을 안 하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덴마크인 대부분은 직장을 돈 벌러 다니는 곳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망을 확대하고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곳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몸이 허락하는 한 일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가장 행복한 나라 순위 2위는 노르웨이, 스웨덴과 핀란드는 각각 5위와 7위를 기록했다. 그는 "북유럽 국가 대부분이 덴마크와 비슷한 문화적 배경, 기질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덜한 덴마크에선 아이들의 진로에 부모가 간섭하는 일도 찾아보기 어렵다. 핸슨 대사는 "큰딸은 심리학자로 일하고 있고 둘째 딸은 교사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의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막내 아들도 스스로 진로를 결정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핸슨 대사는 "한국에서 만난 이들 중 가장 불행하다고 느낀 사람들은 미혼모"라고 답했다. 가족과 사회라는 공동체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가장 보호받아야 할 집단으로부터 배척돼 결국 아이를 입양 보내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것이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북한대사도 겸한다. 북한에 대해 "행복보고서에 나오는 항목 자체가 북한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북한은 유엔 세계행복보고서 조사에서 제외됐다.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을 만나려면 특별한 곳에 갈 필요가 없습니다. 주말에 가족·친구들과 함께 여가 시간을 보내는 덴마크인들을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조선일보 201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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