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차 교사 750명 대상, 1급 정교사 위한 필수 코스
여름방학때 180시간동안 '민주시민 교육방향' 등 강의
서울시교육청이 올 여름방학에 서울지역 교사 7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1급 정교사 자격 연수의 강사진에 진보·좌파 성향의 인사를 다수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수는 경력 5~6년차 교사들이 1급 정교사가 되기 위해 꼭 받아야 한다. 30대 안팎 교사들의 필수 연수에 특정 성향의 외부 인사들을 강사진으로 배치한 것에 대해 "젊은 교사들에게 편향된 시각을 강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서울시교육청은 오는 7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180시간 동안 서울 지역 초등 교사 480명, 유치원 교사 120명, 유치원 원감 70명, 영양 교사 80명 등 750명을 대상으로 하계 자격 연수를 실시한다.
이 연수의 외부 강사진에 강경선 한국방송통신대 법대 교수, 최민희 수수팥떡아이사랑모임 대표, 배옥병 학교급식네트워크 대표, 안승문 21세기교육연구원장 등이 포함됐다.
강경선 교수는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책임자(경찰) 심판'을 주장하는 '국민법정 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2008년엔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는 전국 교수 모임'에 참여했다. 강 교수는 이번 자격 연수에서 '민주시민 교육의 방향'이란 주제로 강의할 예정이다. 배옥병 대표는 2002년부터 학교 급식 개선 운동을 해온 시민운동가로, 현재는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국민연대 상임위원장을 맡아 전면 무상급식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성열관 경희대 교수는 교과부가 실시해온 초·중·고 학업성취도 평가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성 교수는 지난 7일 서울교육청이 발표한 '고교선택제 개편방안 연구'에 참여하기도 했다. 학업성취도 평가와 고교선택제는 전교조와 진보·좌파 성향의 교육감들이 "학생·학교를 줄세우기 한다"며 폐지 또는 대폭 축소를 주장하며 교과부 등을 공격해온 주요 정책이다. 성 교수는 이번 교사연수에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과 전교조가 추진 중인 학교 모델 '혁신학교'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
곽 교육감의 취임준비위원장을 맡았던 박재동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와 대안학교 전문가인 송순재 감리교신학대학 교수,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총장을 지낸 최민희 대표 등도 외부 강사진에 포함됐다.
최 대표는 지난 2006년 한미 FTA 반대시위에서 "민주정부가 두 번 수립됐어도 대미(對美)문제는 권위주의 정권의 대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했고, 송 교수는 지난해 교육감 선거때 "이명박 정부의 교육 정책은 소수 특권층을 위해 봉사하고 있으며, 50년 전 곰팡이 냄새 나는 패러다임"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1급 정교사 자격연수는 교직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교사들이 전문성을 갖기 위해 받는 연수"라면서 "평생을 지니고 갈 교육철학을 확립하게 되는 중요한 과정에 편향된 가치가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서 그 분야의 전문성이 있는 분들을 영입했다"면서 "젊은 교사들도 다양한 사고를 접하는 것이 앞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2011.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