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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아토피·관절염·비만 잡는 `약` … 유럽 국가들 연 21일 온천욕 `강추`

백두진인 2014. 2. 16. 17:23

  

안전행정부 추천 전국의 보양온천 즐기는 법

온천욕은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만성통증·피부질환·관절염 등에 효과적이다. [김수정 기자]

따뜻한 온천 생각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는 건강을 위해 온천을 찾았다. ‘동의보감’에는 “온천수는 힘줄과 뼈가 오므라들고 저리는 증상과 피부병에 효험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세종대왕을 비롯한 세조·현종 등 조선시대 여러 임금은 온양에 행궁(임시로 머물던 별궁)을 짓고 온천을 즐겼다. 세종은 눈병을, 세조는 악성 피부병을 온천에서 치료했다고 전해진다. 특히 세종은 “온천수가 솟는 곳에 우물과 집을 지어 모두 목욕할 수 있도록 하라”고 온천을 권장했다. 온천 효과는 단순히 심신 이완 이상이다. 온천 여행객이 급증하는 겨울, 온천의 치료 기능과 제대로 즐기는 법을 알아본다.

온천과 의료 접목 … 의보 적용 국가도

11월 26일 오전 11시 충남 아산 도고온천 파라다이스. 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사람들 틈에서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몇몇 이들이 눈에 띄었다. 원을 그리듯 팔목·팔꿈치·어깨를 움직이거나 양쪽 무릎을 번갈아 가며 올렸다 내리고 스트레칭을 했다. 한 곳에 머물지 않고 5~10분 단위로 온탕·냉탕·침탕 등 온천 내부의 여러 탕을 이동하며 움직임을 반복했다. 이들은 중풍·퇴행성관절염·뇌출혈·소뇌위축 환자다. 국내 최초 온천의료기관인 온궁한의원에서 온천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었다. 이곳에서는 한방과 온천을 결합해 체질·질환에 따른 맞춤형 온천욕을 처방한다. 뇌출혈 환자 고상백(58)씨는 “뇌출혈 수술 후 왼쪽 팔다리 움직임이 불편해 거동이 어렵고 말투가 어눌했다”며 “4개월 전 이곳에서 온천욕을 시작하면서 증상이 많이 호전돼 걷기에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온궁한의원에서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대전대 천안한방병원(온천의학연구소) 안택원 원장은 “임상을 통해 온천이 아토피피부염·퇴행성관절염·비만·스트레스 등 각종 증상에 두루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온천을 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독일·프랑스·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온천의 효능을 인정해 왔다. 온천치료 받는 사람을 의료보험으로 지원할 정도다. 안 원장은 “일부 유럽국은 1년에 21일 정도 온천욕을 할 것을 정부가 적극 권장한다”며 “병이 나기 전 예방 차원에서 온천을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건강증진 효과가 있는 보양온천 육성을 진행 중이다. 대학병원 재활의학과·피부과·내과 교수진 등으로 이뤄진 온천학회도 발족됐다. 안 원장은 “온천에는 몸에 유용한 각종 광물질이 풍부해 약리 효과를 낸다”며 “온천욕을 즐긴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약을 복용하는 비율이 30% 적다는 해외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혈액순환 원활해지고 신진대사 촉진

온천의 건강 효과는 온욕, 물의 부력, 온천 성분에서 비롯된다. 안택원 원장은 “온천이 일반적인 목욕요법·수치료와 다른 점은 온천 성분의 약리작용과 물의 부력·정수압, 온욕의 작용이 어우러져 효과가 배가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천욕은 만성통증에 매우 효과적이다. 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신진대사가 촉진된다”며 “딱딱하게 굳은 근육·관절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완화된다”고 말했다. 관절염·오십견·요통·신경통 환자에게 좋다. 특히 평소 거동이 힘든 퇴행성관절염이나 운동장애 환자는 온천수 안에서 움직이는 게 효과적이다. 안 원장은 “물의 부력은 체중을 가볍게 해 약해진 근력으로도 사지운동이 가능하다”며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은 줄고 근력이 강화돼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피부 건강에도 좋다. 안 원장은 “온천수의 미네랄 성분이 피부 보습을 돕고 각질 제거, 콜라겐 생성, 미백을 돕는다”며 “특히 아토피피부염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가톨릭의대 피부과 김진우 교수팀은 2009년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36명과 정상인 19명에게 30분 동안 온천욕을 하도록 한 뒤 피부장벽지표(피부 pH, 경표피수분손실 및 피부각질 수화도)를 검사했다. 그 결과 온천욕을 마친 후 객관적 습진의 중증도는 76%, 주관적 습진도는 60%씩 감소했다. 이중 15명에게 주 3회씩 4주 동안 온천욕을 하도록 한 결과 절반이 넘는 8명에게서 임상증상이 호전됐다.

손발 냉증으로 고생한다면 온천욕을 권할 만하다. 안 원장은 “몸이 찬 사람은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면역력이 낮고 잔병치레가 많다”며 “온천욕을 하면 말초체온이 3도 정도 올라가 체온의 균형이 잡힌다”고 말했다. 신경안정에도 좋다. 안 원장은 “따스하거나 미지근한 수온은 뇌의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아세티콜린을 촉진하고 심신의 안정을 가져온다”며 “스트레스로 인한 긴장·불안 등 증상을 완화한다”고 설명했다.

아동 비만 개선에 탁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천안한방병원이 비만 아동 24명을 대상으로 온천욕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체지방률이 평균 38%에서 34%로 감소했다. 체중과 체내 콜레스테롤량이 줄어 든 반면, 키·근육량은 증가해 비만 아동 성장에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했다.


 

당뇨환자, 식후 바로 온천욕하면 위험


온천은 함유한 성분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 안 원장은 “단순천은 온열효과가 탁월해 피로 해소에, 탄산천은 혈류촉진 기능으로 수족냉증·고혈압에, 유황천은 염증성 피부염, 식염천은 운동장애·관절염에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기 몸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온천욕 후 몸이 개운하거나 가뿐하지 않고 어지럽거나 힘들게 느껴지면 온천이 맞지 않는 것”이라며 “자신의 체질에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당뇨병·고혈압 환자도 주의해야 한다. 안 원장은 “당뇨병 환자는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혈당이 떨어져 저혈당이 올 수 있다”며 “혈당이 올라가는 식후 1시간30분~2시간 사이에 온천욕을 즐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고혈압 환자는 갑자기 고온으로 들어가면 피가 심장으로 몰려 돌연사할 위험이 있다. 따라서 욕탕에 들어가기 전 바가지욕(물 열 바가지)·샤워로 몸을 덥혀야 한다. 또 45도 이상의 고온이나 긴 시간은 피부를 오히려 건조하게 하므로 피한다. 몸에 좋은 온천을 찾으려면 2009년부터 안전행정부가 지정해온 ‘보양온천’을 참고할 만하다. 보양온천이란 35도 이상의 수온, 온천수 성분, 내부시설, 주변환경 등 적정 기준을 갖춘 건강증진·심신요양에 적합한 온천을 뜻한다. 현재 4곳이 보양온천으로 지정됐으며, 다른 4곳은 시설확충 조건부 승인을 받은 상태다.<중앙일보 201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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